이 글은 2012년 문재인 대선후보의 글입니다.
출처는 문재인닷컴.
마지막 비서실장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3월, 노 대통령이 다시 나를 불렀다.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마지막 비서실장은 퇴임 후까지도 생각해야 하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었다. 진심으로 맡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이 매우 워낙 힘들었다. 그럴수록 마무리가 중요했다. “그래 우짜겠노. 대통령과 마지막을 함께 하자.”라고 생각했다. 비장한 각오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원칙과 초심과 긴장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취임사에서 세 가지를 당부했다. 참여정부의 성공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을 분명히 갖자,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까지 하루도 헛되이 보내는 만만함이 없어야 한다, 끝까지 도덕성을 지켜 나가자. 직원들은 실제로 그런 마음으로 퇴임 일까지 해줬다고 생각한다.
임기 마지막 해인데도 정치적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다. 원 포인트 개헌(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키는 내용만 따로 떼어서 개헌하는 것) 제안이라든지 기자실을 개방형 브리핑 룸으로 확장 통합하는 일 등이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언론의 반대로 무산되고 만 것이 못내 아쉽다.
임기 말까지도 청와대는 여전히 분주했다. 역대 청와대의 임기 말 모습이었던 ‘완전히 손을 놓는 분위기’나 ‘개점휴업 상태’와는 사뭇 달랐다. 그것은 우리가 끝까지 도덕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나마 힘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동력이었다. 우리는 누가 뭐하고 하든, 우리가 해야 될 일을 로드맵에 따라 원리원칙대로 묵묵하게 해 나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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