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2년 문재인 대선후보의 글입니다.
출처는 문재인닷컴.
특전사 A급 사병
석방이 되자 곧바로 입영 영장이 날아왔다. 신체검사 날짜와 입영 날짜가 하루 간격이었다. 소위 강제징집이었다.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는데 특전사였다. 특전사가 공수부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용산으로 가는 군용열차가 삼랑진을 지날 무렵이었다. 험한 곳에 배치 받은 나에게 동기들의 위로주가 계속 몰려들었다.
폭파 주특기를 부여 받고 6주간 훈련을 마칠 때에는 폭파 과정 최우수 표창을 받았다. 화생방 최우수 표창도 함께 받았다. 어쨌든 자대에 첫발을 내디딜 무렵에는 단연 A급 사병이 돼 있었다.
군대에서 새삼 발견한 것은 내가 군대가 요구하는 기능을 상당히 잘 해내는 편이란 사실이었다. 가장 멋진 일은 점프(공중낙하)였다. 매우 위험이 따르는 일이라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지만 낙하산이 펼쳐져서 공중에 떠 있는 동안엔 정말 황홀할 정도였다. 수중 침투 훈련도 기억에 남는다. 부산 출신답게 수영은 좀 하는 편이라 첫해에 바로 고급인명구조원 자격을 취득했다.
아내가 면회를 왔던 일을 잊을 수 없다. 특히 자대에 배치 된 후 처음 온 면회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그 당시 군대의 면회란 무조건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와야 하는 거였다. 아무리 가난한 어머니라도 통닭은 기본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먹는 것은 아예 없이 한 아름 안개꽃 다발을 안고 왔다. 대한민국 군대에 이등병 면회 가면서 음식 대신 꽃을 들고 간 사람은 아내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 꽃을 여러 내무반에 나누어 꽂아줬더니 다들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군대 경험이 내 삶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난생 처음 해보는 그 많은 일들이 막상 닥치니 해 낼 수 있더라는 경험, 그것이 나를 훨씬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변호사 시절이나 청와대 시절에 처음 겪는 일을 만날 때 참고할 선례가 없어 스스로 부딪혀가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이런 마음가짐이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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