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의 적!!!/정치는 삶이다.

문재인 후보가 걸어온 길 3-29

밥빌런 2020. 5. 11. 18:29

이 글은 2012년 문재인 대선후보의 글입니다.

출처는 문재인닷컴.



문제아

 

  나는 과외수업 같은 것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지만 무난히 부산의 명문 경남중학교에 합격했다. 아버지께서 국제시장 안의, 고향사람이 운영하는 교복맞춤집에서 교복을 맞춰 주시며 아주 자랑스러워하시던 모습이 그립게 떠오른다.

 

 

 

빈부의 격차가 확연한 경남중학교의 분위기 속에서 처음으로 세상의 불공평함과 그로 인한 위화감을 피부로 느꼈다. 점차 학교 도서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우리나라 소설에서 시작된 독서는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서 <사상계> 같은 사회 비평적 잡지와 야한 소설에 이르기까지, 독서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사회와 인생을 알게 되었고 기초적인 사회의식도 갖추게 되었다. 자연히 공부는 뒷전이었다. 훗날 대학 입시 때 공부를 소홀히 한 대가를 치르긴 했지만, 대신 나의 내면을 성장시키고 건강한 사회의식을 갖게 됐으니 충분히 보상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중,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은 ‘문제아’였다. 물론 처음엔 이름 때문에 생긴 별명일 뿐이었다.

하지만 머리가 굵어지면서 사회에 대한 반항심도 생기고 고 3때엔 술 담배도 하게 되었다.

 

또 소위 ‘노는 친구들’과도 어울리면서 폭넓게 친구들을 사귀어 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정학을 먹기도 했으니 정말 문제아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보다는 3선 개헌 반대 시위, 학교를 병영화 하려는 교련에 대한 항의 등을 계기로 크게 높아진 사회의식과 정치의식을 가슴에 담은 ‘정의파’라는 자의식이 더 강했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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